Beschreibung
[시인의 산문]
나는 내 시가 프랙탈 도형처럼 세상 속에 몸담고 세상을 읽는 방법을 가지길 바란다. 울퉁불퉁하고, 미끌미끌하며, 변덕이 죽 끓는 이 세상 말이다. 이 세상은 해석할 수가 없다. 시는 이 세상에 몸담은 자가 이 세상(몸)이라는 형상을 이기려는 지난한 몸짓 아닌가.
여성은 자신의 몸 안에서 뜨고 지면서 커지고 줄어드는 달처럼 죽고 사는 자신의 정체성을 본다. 그러기에 여성의 몸은 무한대의 프랙탈 도형이다. 이 도형을 읽은 방법으로 여성인 나는 생명이 흘러들고 나아가는 길을 느끼고 그것에 따라 산다. 나는 사랑하므로 나 자신이 된다. 나는 사랑하므로 내 몸이 달의 궤적처럼 아름다운 만다라를 이 세상에 그려나가기를 바란다.
이 사랑은 태곳적부터 여성인 내 몸에서 넘쳐나오고, 그리고 거기서부터 고유한 실존의 내 목소리가 터져나온다. 그러나 이 실존의 실체는 고정된 도형이 아니라 움직이는 도형으로서의 실체다. 늘 순환하는. 그러나 같은 도형은 절대 그리지 않는
-김혜순,「프랙탈, 만다라, 그리고 나의 시 공화국」중에서